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서울

[겸재정선화첩]고국으로 돌아온 <겸재정선화첩> 특별전

겸재정선화첩, 고국으로 돌아온 <겸재정선화첩>, 고궁박물관 <겸재정선화첩>특별전


  고국으로 돌아온 <겸재정선화첩> 특별전은 국립고궁박물관 지하1층에 위치한 왕실의 회화실에서 2013년 11월 26일부터 2014년 2월 2일까지 열리니까 겸재 정선의 <겸재정선화첩>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말에 고궁박물관을 방문하세요. 




 

 <겸재정선화첩>은 독일 상트 오틸리엔(St. Ottilien) 수도원의 노르베르트 베버 총아빠스가 1925년 한국 방문 중에 수집하여 가져간 것으로 추정되며,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에 80년 동안 보관되었다가 왜관수도원 선지훈 신부의 끈질긴 노력에 힘입어 베네딕도회 한국 선교 100년을 맞아 지난 2005년 한국의 왜관수도원에 영구대여 형식으로 반환하게 되었다고 해요. 





 <겸재정선화첩>은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를 만들어낸 겸재 정선(1676-1759)의 21폭의 그림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진경산수화, 고사인물화, 산수인물화, 송학도 등 다양한 화제를 다룬 이 화첩의 그림들은 겸재 정선의 그림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작품집이에요. 





 부자묘노회도는 중국 춘추시대의 공자를 기리기 위해서 곡부에 세운 공묘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정선은 이곳을 가본 적은 없지만 상상 속에서 그려낸 커다란 고목의 모습을 화면 한 가운데에 강조하여 배치하고 그 옆으로 나귀에서 내린 푸른 도포의 선비를 작게 그려 넣은 그림이에요. 





 행단고슬도는 공자가 살구나무가 심어진 행단에서 쉴 적에 제자들은 글을 읽고 공자는 금을 타며 노래했다는 내용을 그렸는데, 정선의 그림에서는 공자가 금을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고사선유도는 버드나무가 늘어진 여름날 거룻배에 앉아 낚시를 드리운 채 먼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사내의 모습을 잔잔한 필치로 그린 작품으로, 이 그림은 월나라 왕 구천을 도와 오나라를 멸망시킨 후 부귀공명을 마다하고 배 한 척에 가족을 싣고 숨어버린 범려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해요. 





 고산방학도는 눈 덮인 산속에서 선비가 매화나무에 기대어 하늘 멀리에서 날아오는 학 한 마리를 바라보는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그림 속의 인물은 중국 오대에 오월이라는 나라의 백성이었던 임포를 그린 것이라고 해요. 





 구룡폭도는 외금강의 명소 구룡폭포와 구룡연 일대를 그린 진경산수화로 중앙에 좌우로 가파르게 솟은 암벽을 타고 내리꽂히는 물줄기가 묘사되어 있는 그림이에요. 





 금강내산전도는 금강산 내금강의 웅대한 절경을 화폭에 옮겨 그린 진경산수화로, 오른쪽 하단의 장안사부터 삼불암, 만폭동, 보덕굴, 정양사 등 금강산의 주요 건축물과 승경지를 상세하게 담아낸 작품이에요. 





 기려귀가도는 뾰족한 산봉우리 아래 깊은 산속에 위치한 집으로 나귀를 타고 돌아가는 선비와 동자의 모습을 그린 산수인물화로, 먹의 짙고 옅은 변화를 이용해서 비가 그친 후의 장면을 그럴듯하게 나타낸 작품이에요. 





 기우출관도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노자가 주나라가 기울어가는 것을 보고 서역으로 떠나기 위해서 함곡관 문을 나서는 길에 윤희를 만나 그의 부탁으로 「도덕경을 써주었다는 고사를 그릴 작품이에요. 





 기우취적도는 버드나무 아래로 소를 탄 아이가 피리를 불며 길을 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순수함과 평화로움이 묻어나는 그림이에요. 





 노재상한취도는 도포를 걸친 선비가 난간에 턱을 괸 채로 기대어 약초밭을 바라보는 모습을 그린 고사인물도로, 자연과 벗하여 약초를 캐고 물을 주는 등 전원 속에서 혼자 여유롭게 즐기는 무위자연의 참된 즐거움을 표현한 작품이에요. 





 만폭동도는 내금강의 명소 만폭동 일대의 경관을 조망한 진경산수화인데, 거침없이 빗겨 그은 먹 선과 미점, 수직준, 소나무 묘사 등 정선이 즐겨 쓴 화법이 잘 표현된 작품이에요. 





 부강정박도는 중국 북송대 유학자인 정이가 사천성으로 유배를 가던 중 부강을 지날 때 파도가 사납게 일었지만 흔들림 없이 담담했다는 고사를 그린 작품이에요. 





 압구정도는 한강 남단의 압구정과 강 너머에 펼쳐진 경관을 아우른 진경산수화인데, 이는 조선 초기 한명회의 별장으로 지어진 압구정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요. 





 야수소서도는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고 한나라 황제가 되는데 큰 공을 세웠던 장량에 대한 고사를 그린 작품으로, 단정한 필치로 산수 배경을 그렸고 인물 묘사도 정확하게 되어 있는 작품이에요.





 연광정도는 대동강변의 연광정을 중심으로 평양성의 경관을 그린 진경산수화로, 상부에 모란봉과 연무에 감싸인 원산이 신비로움을 더하는 작품이에요. 





 일출송학도는 파도가 넘실대는 해변의 노송 가지 위에 서있는 두 마리 학과 구름에 감싸인 채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붉은 해의 경관을 그린 것으로, 장수를 상징하는 일출송학을 시원한 공간감이 느껴지는 구도와 수묵담채의 차분하고 안정적인 묘사를 통해 정선의 화풍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에요. 





 초당춘수도는 중국 삼국시대에 유비가 제갈량이 사는 초가집을 세 번이나 찾아간 삼고초려의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 모든 정경이 마치 눈 앞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생생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에요. 





 풍우기려도는 비바람이 매섭게 부는 날 나귀를 타고 길을 가는 나그네의 모습을 그린 소경인물화로, 정선이 먹의 농도를 세밀하게 조절하며 그림에 공간감과 계절감을 불어넣은 작품이에요. 





 함흥본궁송도는 정선이 태조 이성계가 성장기를 보낸 함흥의 향지에 손수 심었다고 전하는 소나무 세 그루를 그린 작품인데, 소나무는 원래 여섯 그루였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일부가 말라 죽었다고 해요. 





 화표주도는 고즈넉한 달밤, 수직으로 솟은 거대한 돌기둥 꼭대기에 한 마리 학이 서있는 광경을 묘사한 그림으로 안정감있는 구도와 먹의 농담과 필치가 살아있는 표현 등에서 정선의 필묵법이 확인되는 작품이에요. 





 횡거관초도는 푸른 잎이 무성한 파초 두 그루 사이에 선비가 앉아 있는 모습을 그린 고사인물도인데, 그림 속의 선비는 북송대 학자인 장재이며, 정선은 시를 구상하는 장재의 모습을 여러 차례 그렸다고 해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2월 2일까지 열리는 <겸재정선화첩> 특별전은 쉽게 볼 수 없는 겸재 정선의 그림 21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니까 놓치지 마시고 꼭 관람하세요.